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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독서

20200112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알랭 드 보통 5

by wohlsein 2020. 1. 13.

철학자들의 사상과 삶을 통해 위안을 주고자 만들어진 책.

이 책 속에는 독자에게 위안을 주는 6명의 철학자가 나온다.

 

 

5. 상심한 마음을 위한 위안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작가.

 어떤 면에서는 너무 거만한 것이 아닌가 싶은 철학가 중 하나이다. 그는 스스로 말한다. 자신이 사람들과 대화할 때 어린 소녀가 인형에게 대화하듯이 한다고. 인형이 못 알아 들을 걸 알지만 그러한 대화를 통해서 혼자만의 기쁨을 가진다고. 그리고 천재는 사교성을 가지지 못한 존재이고, 독백이 가장 유익한 대화라고 말을 한다. 이처럼 비사회적인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리고 그 비사교적인 성격은 자기자신을 계속해서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는 여성 혐오자인가 싶을 정도로 여성을 못마땅한 존재로 많이 서술했지만, 사실 여성을 너무나도 좋아했던 사람이고 거절의 상처가 있을 때마다 자기위안을 하기위해 독설을 날렸던 것이다.

세상에 대한 상처는 인간 존재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인생 자체가 그리 값어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는 다른 동물에게 눈을 돌렸고 그것은 푸들이었다. 그만큼 자신에게 상냥하고 지속적으로 기쁘게 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꽤 많은 시간을 잠을 잤다. 삶과 존재가 즐길만한 것이라면 누구나 깨어있기를 바라고, 아침에 눈을 뜰 때는 얼른 침대에서 나오고 싶어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소풍가기 며칠 전부터 잠을 제대로 못 이뤘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소풍가는 날은 인생 최고 일찍 일어나는 날이었다.

 쇼펜하우어는 사랑이란 감정이 이성을 헤친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거대한 감정을 많은 철학자들이 무시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앞선 철학자들이 이야기했던 논리가 나온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번식(생존)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그래서 사랑이란 감정은 이성의 우위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한다. 그리고 그 욕망의 결과물인 자신의 자식을 봤을 때 사람들은 영원한 생존에 대한 욕망과 함께 지극정성으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생존의 욕구는 짝을 찾을 때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선별의 기준을 가진다.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보다 더 좋은 유전자로 육체적, 심리적 균형을 만들어 존속할 수 있는 우리의 분신을 남기기를 바란다. 쇼펜하우어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성을 흐트리고 때로는 나를 불행에 빠트리는 짝을 찾게 하는 이유는 사랑의 목적은 존속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든 이성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왜 하필 이 사람인가 생각해봤을 때 우리의 무의식이 그 답을 알고 있다고 한다. 답은 그 사람과 건강한 아이를 낳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기회가 낮은 사람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 대부분은 자신과 성향이 반대인 사람에게 더 끌리는 가보다.

 하지만 우리의 존속 본능이 그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다른 성향의 내 배우자를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경멸할 수도 있다. 그래서 결혼을 한다면 개인이나 종의 이익 중 하나는 포기한 상태일 때가 대다수다. 앞으로 올 세대는 현 세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 당하기도 한다. 그때는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그 땐 나와 그 사람 사이의 알 수 없는 부조화(존속 불가능 등)의 문제로 거부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것은 자연의 명령이라고.. 남녀가 서로 사랑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두 사람의 결합이 다음 세대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 당장의 행복은 가지지 못하더라도 나의 존속은 지킨 것이니 너무 상심하지 말아라.

 그러면서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관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인간은 행복하게 살기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번식을 통한 생존을 이어나가기 위해 지금까지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은 사랑에 상심한 사람들에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권하는 것 같다. 그 주인공의 사랑과 실패로부터 사람들이 공감하고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상심의 통증이 누그러지면 사람들은 뭔가 아는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고.......

 

이 장은 지나간 사랑에 집착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나의 존재가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이 철학자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해보니 다들 부모님을 본받아 그것보다는 잘 살아보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는 것 같다. 이성으로 사람을 선택했다면 행복을 가질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생존과 번식은 장담할 수 없다. 사랑(본능)으로 결혼을 한다면 자식을 낳은 후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서로의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서로의 다른 점에 고통받아 할 수 있다. 행복과 사랑이 겹쳐지면 대단한 사람이겠다. 예를 들면 돈을 쫓으며 살아왔는데 사랑도 있어 우월한 유전자도 낳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