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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독서

20200405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by wohlsein 2020. 4. 6.

코로나로 생긴 새로운 문화혜택이 많다. 그 중 책쉼터라는 사이트에서 E-Book으로 이 책을 접했다. 나와 지인이 커피나 술을 앞에 두고 선 비슷한 고민을 풀어놓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어쩐지 같은 고민을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게 하는 유쾌한 책이었다.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고민과 대처들이었고, 우리가 가진 걱정과 고난으로 비참함과 우울함에 갇히지 않고 유쾌하고 낭창? 하게 살아가는 작가의 철학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어딘지 1.5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20대부터 4,50대까지 많이들 공감할 수 있을 책인 것 같다. 30대인 나는 너무나 공감되고 위로되는 책이었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어릴 적 꿈처럼 큰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많지 않은 게 아니라 아주 적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이렇게 크고 싶지 않았고,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나이가 어른을 만들지는 않는다. 아직도 나는 어떤 면에서는 사춘기 때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마음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적어준 이 책이 감사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어딘지 모르게 조급 해지는 마음이 들고, 휴식에도 지친 마음이 회복이 되지 않아 속상한 적도 있었는데 이 책의 느긋함이 위로가 되었다.

 

기대. 내가 밤새서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물은 남들과 같거나 혹은 남들이 더 나을때가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하고 그럴 수도 있음에 무던해졌지만 어렸을 때의 나는 그 속상함이 너무나 컸었다. 그러한 순간들은 과제나 일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단순한 게임이나 관계에서도 겪을 수 있다. 경험으로부터 이제는 덜 상처 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다. 하지만 노력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실망할 것도 없고, 그 과정에서 기뻤고 즐겼다면 그걸로 된 거다. 누군가 잘했다면 칭찬해주면 된다. 그리고 나 스스로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위로해주면 된다. 지금의 나도 꽤 괜찮다고. 마인드 컨트롤 쉽지 않다. 하지만 아주 좋은 방법이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는 더 행복하다.

 

 

열정. 우리는 어쩌면 열정을 강요당하면서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개미와 베짱이'의 동화를 읽으며 개미를 강요당하고, 없는 열정을 연기하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고 조금 늦게 퇴근하기도 한다. 열정을 억지로 짜내서 연기할 수 있지만, 억지로 쥐어짜낸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애정이 없는데 열정이 생길 리가.. 일단 하고자 하는 것에 애정이 생기면 열정은 저절로 따라붙는다. 사회는 열정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일단 애정을 가지게 해야 한다. 우리도 우리의 삶에서 뭔가를 억지 열정으로 끌어가려 하지 말고, 일단 가만히 앉아 애정을 가져보는 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처럼. 그러면 뭔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마구마구 생길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 열정을 과하게 내비치거나 막 써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 열정에 타버려 재만 남을 수도 있다.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식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조절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 뭐든 다 잘하려고 해서 이도 저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 하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수많은 똑같은 사람 중 하나가 되기도 하고, 그 어느 것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기도 한다. 그때 우리는 한 가지를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내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 그것에 몰두. 내가 좋아하는 이성 스타일에 맞는 공략법 등. 협상 관련 책에도 '선택과 집중'이란 단어는 항상 있다. 목표를 선택하고 그 목표를 향해 집중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그 정도로 삶의 다방면에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다수의 취향에 휘둘리지 말고, 나에게 맞는 스타일 혹은 나의 취향을 일단 찾아라. 보다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삶의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과정. 우리는 항상 결과를 중점으로 보고 행복해하거나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과정들이 있다. 누군가의 완성품을 보고 부러워하고 동경하기 전에 과정을 이해하는 것도 완성도 높은 삶을 사는 방법일 것 같다. 내 작업의 완성된 모습에 조바심을 내는 것이 아닌 과정을 하나하나 즐기는 마음. 그 마음에서 훌륭한 작품 혹은 완성된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 작품들은 대부분 괴로움의 인내가 아닌 과정의 즐거움을 통해 그 긴 여정을 지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정이 괴로울 땐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결과에 집착을 하면 할수록 과정이 더 괴로워진다. 결과에 대한 기대를 줄인다면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꿈을 이뤄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착각이다.


현명한 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하는 용기.


인생의 모든 것을 뜻대로, 통제하며 살 수는 없다.


힘을 빼자. 유연하게, 자연스럽게, 욕심내지 않고, 겁내지 않고


인생은 시험이 아니라 수수께끼다. 재밌게 해결해나가자.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치듯이. 답이 아니라 리액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환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괴로움이 커져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해준다면 자존감은 절로 올라갈 것이다.


잡지의 목적은 읽는 이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좌절감은 고도의 계산된 상술이다. 좌절감은 욕망하게 하고, 그 욕망을 이뤘을 때의 기쁨과 우월감. 우월감 과시를 통한 타인의 좌절. 그리고 매달 잡지는 새로운 좌절감을 안겨준다. 우리는 그 쳇바퀴 속에서 우월감을 욕망한다.


무언가를 잃으면 무언가를 얻게 된다. 무언가를 얻었을 땐 얻은 것에 집중하느라 잃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무언가를 잃었을 땐 잃은 것에 집중하느라 얻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계발보다 중요한 건 자기 이해.


모두의 삶은 가십 헤드라인이 아닌 아주 긴 이야기, 소설이다. 우리에겐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를 잃어버리고 결과만으로 어떤 사람을 평가 내리는 습관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내 삶을 평가한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